미드 미국 드라마
퍼슨스 언노운
Persons Unknown
왜 사람들을 납치해서 외떨어진 마을에 가두고 한 명만 살아남는 게임을 전개시키는 것일까? 납득할 만한 뭔가를 기대하며 끝까지 봤지만 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다.
'퍼슨스 언노운'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한 미스터리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모이라(벽에다 온통 글씨 쓰는 미친년)가 이 소설을 얘기합니다. 사람이 하나씩 죽어 없어질 때마다 인형이 하나씩 사라진다. 이 드라마에서는 후반부에 가서야 시체 주머니가 사라지며 시체도 없어집니다.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끝을 거꾸로 해서 반전을 주더군요. 좋습니다, 정확히 12회까지만요. 13회로 시즌 2를 이을 예정이었으나 그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시즌 1은 관객을 무력감 속으로 몰아넣고 마무리됩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레벨 2? 또? 미쳐!" 하고 말하게 될 겁니다.
극단적 상황에서의 사람들 심리와 행동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흥미롭긴 했습니다만, 이야기는 어슬프고 엉성했습니다. 연기는 뻣뻣하고요.
주인공 자넷 역을 맡은 데이지 베츠가 미인이긴 합니다. 하지만 겉모습과 행동을 봐서는 남자를 한눈에 유혹할 정도는 아니죠. 고운 아줌마 정도지, '아주 그냥 죽여주는 여자'는 아닙니다. 토리는 아주 예쁘진 않지만, 죽여주는 여자가 맞죠.
이야기를 전개시켜다 보면 무리하게 되죠. 애 엄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비상한 능력을 보입니다. 유혹, 기만, 전략, 몸싸움이 고도로 훈련받은 특수요원 수준입니다. 과거에 특수 훈련을 받았나 싶더니, 없다네요. 자기 딸을 무척 사랑하고 아무리 극한 상황이라도 사람을 함부로 못 죽이는 '착한 사람'입니다. 뭔가 대단한 무언가가 숨겨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네요.
설명이 친절하지 못합니다.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얘길 해줘야 하는데, 두루뭉술 넘어갑니다. 등장인물의 과거를 보여주긴 하지만 깊게 들어가지 않고 짧게 언급만 합니다. 구체적인 사건 장면으로 길게 보여주지 않으며, 대개는 등장인물이 말해서 알려줍니다. 이야기 중심을 사람이 아니라 게임에 놓아서 소외감을 철저하게 느끼게 하려고 일부러 그랬을까요.
후반부에 남녀 쌍쌍 사랑 타령하고 찰스 모스가 제2의 인생 어쩌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쓰지만, 여전히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당최 알 수 없었습니다.
내가 저 상황이면 어땠을까? 이에 스스로 답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첫 회부터 극단적인 질문을 던지죠. "네 이웃을 죽이면 너는 자유다." 프로그램이 여기서 나가서 딸을 보고 싶었던 자넷에게 조를 총으로 쏴서 죽이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죠. 후반에는 1명만 살려 주겠다고 합니다.
자유의지를 빼앗기고 감시의 대상의 되는 대가로 호텔에 공짜로 재워주고 중국 음식점에서 무료로 맛있는 요리를 제공한다면, 탈출하고 싶을까요? 저라면 오히려 거기 눌러붙어서 소설 쓸 것 같은데요. 허기야 인터넷 안 되고 텔레비전 볼 수 없고 외부에 연락이 안 되니 답답하긴 하겠네요. 영화관도 도서관도 없으니, 심심하긴 할 겁니다.
감시당하는 게 힘들까요? 감시하는 게 힘들까요? 보여주는 게 재미있을까요? 바라보는 게 재미있을까요?
예전에 이 드라마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다가 관둔 적이 있는데, 그때 사람이 그리 단순하지 않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동기를 설명하려니 영 마음에 안 드는 겁니다. 좋은 이야기는 사람을 깊게 연구한 사람이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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